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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사 요원이 중국에 '블랙요원' 명단 유출‥해외 비밀 정보망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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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2024-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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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군정보사령부 요원이 해외 활동 중인 우리 비밀요원 명단을 비롯한 군사기밀을 유출하다 적발됐습니다.

중국 정보당국의 협박과 회유에 넘어가 7년 동안이나 돈을 받고 정보를 넘겼는데, 정보사령부는 까맣게 모르고 있었습니다.

조희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017년 4월, 중국 옌지공항에서 40대 한국 남성이 중국 정보 요원들에게 체포됐습니다.

그는 신분을 위장한 국군정보사령부 소속 비밀요원, 이른바 '블랙요원'이었습니다.

군사 기밀을 넘기지 않으면 가족들을 해치겠다는 협박에 결국 포섭됐습니다.

귀국 후에도 중국에서 체포됐던 사실을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았습니다.

이후 각종 군사 기밀을 빼돌리기 시작했습니다.

극도의 보안이 요구되는 정보사령부인데도 기밀을 빼내는 건 간단했습니다.

비밀문서를 휴대전화 무음 카메라로 촬영하거나 손으로 메모해 외부로 갖고 나왔고, 이를 중국 클라우드 서버나 메시지 앱을 이용해 문서나 음성 파일 형태로 전송했습니다.

중국에서 활동하는 우리 군 블랙요원 명단, 정보사 내부 조직과 임무, 작전 계획, 내부 정세 판단 등 30건의 기밀이 빠져나갔습니다.

나중에는 "돈을 주면 자료를 더 보내겠다"며 적극적으로 대가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2019년 5월부터 차명계좌를 통해 받은 돈은 모두 1억 6천만 원, 여기에 더해 중국 요원을 직접 만나 돈을 받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7년 동안 지속된 기밀 유출 사태는 지난 6월 국내 정보기관이 해외 블랙요원 리스트가 유출된 것을 알아차린 뒤에야 드러났습니다.

신분이 노출됐다는 걸 그제야 알게 된 중국 현지 '블랙요원'들은 활동을 중단하고 급히 귀국했습니다.

국방부 검찰단은 정보사령부 팀장급 군무원인 이 남성을 이적 행위와 군사기밀유출 등의 혐의로 군사법원 재판에 넘겼습니다.

[전하규/국방부 대변인]
"수차례에 걸쳐 금전을 수수하면서 군사기밀을 유출한 정보사 요원을 구속 수사해 군형법상 일반이적 등의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군검찰은 조선족인 중국 정보요원이 북한과 연결돼 있는 정황은 있지만, 명확한 증거가 없어 간첩죄 적용은 못 했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조희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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